mfpa 본사 바로가기 배너
Home > 커뮤니티 > 문학공간
 
작성일 : 02-11-03 11:00
송편<詩>
 글쓴이 : 김인자
조회 : 5,920  

송편



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송편 만드는 법을 어머니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세상으로부터 배웠다 솔잎에 깨설탕이나 햇콩이나 밤 혹은 땅콩 맛과 투박한 쌀반죽의 위장술도 세상이 가르쳐 준 것이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돌가루가 씹히는 일도 있었다

추석날 두 아이와 송편을 만들며 나는 무엇을 가르쳤는가? 반죽인가, 모양인가, 속인가. 꿀맛만이 아닌 세상인가 아이들이 원했으므로 몇 년째 깨설탕만으로 송편을 만들다가 아차 했다 세상을 잘못 가르치고 있다는 생각, 어디 고소하고 달콤하기만 한 것이 삶이었나 싶었다 달지 않은 콩이나 가끔은 부실한 이발 와지끈하는 잡석도 있다는 것을 왜 아이들에게 일러주지 못하는가 뒤늦게 아이들이 싫어하는 콩을 사러갔으나 허사였다